이건희 삼성 회장이 '샌드위치론' 꺼낸 까닭은
평소 기자들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일관하던 이 회장이었기에 이날 대답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내심 작정을 하고 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평소의 우려를 담아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와 삼성은 이 회장이 삼성 총수가 됐던 1987년 이후 외형과 내용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국가 경제 측면에서는 3300달러 선이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2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환위기라는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개방화.글로벌화를 거치면서 산업구조도 중화학공업 및 정보기술(IT) 위주로 고도화됐다. 삼성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매출은 141조원으로 87년(13조5000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커졌다. 2005년에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매출(787억 달러)이 영원히 넘지 못할 아성으로 여겨졌던 일본 소니(660억 달러)를 추월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국가 경제의 활력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하게 위축됐다는 점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은 과열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인 10.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일본도 부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겨우 5% 턱걸이 성장을 하고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며 "이 회장은 이런 상황을 답답해 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은 이 회장의 올 초 신년사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술강국 일본은 활력을 되찾아 더 앞서 나가고 생산대국 중국은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는 반면, 우리는 산업 경쟁력마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한국과 삼성을 대표하는 산업들이 순환의 고리를 따라 가까운 장래에 중국이나 인도.동남아로 옮겨갈 것"이라며 "이 회장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과 경쟁하고 있는 사업 분야인 평판TV.반도체 등에서 일본기업들이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뒤 최근 공격적 투자에 다시 나섰다. 이 회장의 '샌드위치론'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온 위기감의 표현이다. ◆'미래 먹거리' 찾기에 고민하는 삼성=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286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54.5%)이 '3년 후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간을 더 늘려 10년 뒤 먹고 살 사업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불과 3개사(1%)만이 '그렇다'는 답을 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도 이런 고민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이건희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반도체와 무선통신의 뒤를 이을 신사업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까지 성공이 미래 생존을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엿보인다. 실제 삼성은 최근 휴대전화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면서 불안한 3위를 지키고 있다. 1, 2위인 노키아.모토로라와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4위인 소니에릭슨의 추격을 받는 형국이다. 또 PDP에선 일본 마쓰시타가 최근 2800억 엔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연간 1050만 대) PDP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는 등 한국 업계를 무너뜨리기 위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LCD 분야 역시 중국이 기술 격차를 급속하게 좁히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010년이면 LCD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경쟁력 격차가 1.7년, 산업경쟁력 격차는 불과 1년으로 좁혀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회장 재임 20년 동안 삼성에서 '위기'가 강조되지 않은 때는 사실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도전과 이의 극복 과정에서 기업이 커왔다는 것이다. 이 회장 취임 직후 목표로 제시된 '초일류 기업', 93년 변화를 역설하며 들고 나온 '신경영', 지난해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른 '창조 경영' 등은 하나같이 위기 극복 처방이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시장 추종자'로서의 위기였다면, 지금은 '시장 주도자'로서의 위기라는 점이 차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정상의 발치에서 주저앉을 것이지만, 창조적 발상과 혁신으로 도전에 성공한다면 정상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무서운 변화 속도가 특징인 디지털 시대에 우리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지 않으면 쓰러지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의 표현이자 그 처방이 바로 창조경영"이라고 말했다. 이현상.권혁주 기자 |
출처 : 미라클
글쓴이 : 최정남목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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