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를 아십니까?
금낭화(錦囊花),
영어로는 Bleeding Heart.
며느리 주머니, 며늘취, 덩굴모란, 며느리밥꽃....참 이름도 많지요.
우리나라 중 남부에 자라는 여러해 살이 풀로
꽃대가 길게 휜 가지에 꽃이 주렁주렁 달리며
꽃모양도 특이합니다.
그 모양이 여인의 치마속 주머니를 닮았다 하여 며느리 주머니,
혹은 비단 주머니,
또는, 입술사이에 밥풀이 끼어 있는 것 같아 밥풀 꽃.
서양에서는 꽃모양이 심장을 닮아서 영어식 이름이 Bleeding Heart,
즉 '피가 흐르는 심장'이라 했습니다.
약간 응달진 산에 자생하는 꽃인데 지금은 화단에도 심고,
화원에서도 키워서 팔기도 하더군요.
너무도 앙증스럽고 빛깔이 고와서 산행중에 이 꽃을 만나게 되면,
마치 귀인이라도 만난 듯 환호하던 그런 꽃이었죠.
그 자태가 땅을 향해 살포시 고개를 숙이고 있어 무엇이든 순종하겠다는 듯,
겸손의 극치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꽃말도...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금 낭 화
안수동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꽃은 져야만 하고
무엇이 되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견뎌야 함을
입술 깨물며 되새깁니다.
버려야 할 만큼 쌓은 것은 그리움밖에 없는 봄
눈부신 푸르름의 그늘에서 바람따라 꽃잎 흔들리듯
길들여지고만 싶은 야생화의 맑은 순종.
끝까지 너를 들어 주고
눈물 글썽이며 작은 것에도 감격해 주는 것
너 뒤에 내가 말하고
마침내 내가 너에게 젖어드는 일,
그것이 나의 사랑법입니다
네 가슴에 그렁그렁 매달려
비로소 눈 뜬 이 사랑을
목숨같이 지키고야 말 처절하게
붉은 금낭화를 당신은 아시나요? blog.chosun.com/parknoe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