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와 대장의 생리
폐는 허파라고 부르고 오장 중에서 가장 위쪽에 있으며, 좌우 두개로 되어 있다. 오른쪽 폐는 약 600g, 왼쪽 폐는 그보다 약간 작다고 한다. 폐는 벌집과 같은 구조를 가진 풍선에 비유할 수 있다. 숨을 한번 들이쉬면 커졌다가 내쉬면 쪼그라들면서 공기 중의 산소를 받아들이고, 조직에서 빠져 나온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작용을 하는데,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 장소가 바로 폐가 되는 것이다. 5분 이상 숨을 쉬지 못하면 모든 인간은 살 수가 없다. 물에 빠져 죽는 사람은 모두 숨을 쉬지 못한 때문이요,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했을 때는 먼저 인공호흡부터 실시하는 것은 폐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해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호흡은 폐의 활동만으로는 부족하여 피부로의 호흡도 필수적이다. 전신에 화상을 입은 사람은 그것이 약한 화상이라도 치명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조직의 이산화탄소는 주로 피가 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돌면서 가져오는 노폐물로서 피의 순환은 심장이 맡고 있다. 그러므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을 주도하는 폐는 심장과 가장 관련이 많은 것이다. 심장에서 정맥혈을 받으면, 폐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가 풍부한 피를 다시 심장의 동맥혈로 보내 주는 것이다.
호흡은 코로도 하고 피부로도 한다. 그러므로 폐는 이들 기관과 관계가 밀접하다. 피부에는 피지선(皮脂腺)과 땀샘(汗腺)등이 있어서 복사, 전도, 대류 등을 통하여 체온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이 있다. 날씨가 추워져서 체온이 떨어지려고 하면 피부는 수축하여 치밀하게 되어 체온을 보호하고, 더위가 닥치면 이완, 확장되어 체온을 떨어뜨린다. 나중에는 땀까지 흘리면서 체온을 떨어뜨리려 노력한다. 한편 피부는 체온의 조절 뿐만 아니라 가스나 액체 상태로 노폐물의 배설작용과 우리에게 필요한 가스의 흡입 작용도 동시에 하고 있다. 코는 대부분의 호흡이 출입하는 통로이며,
체내의 신진대사에 필요한 산소와 대사 생성물인 이산화탄소의 흡입과 호출의 관문이다. 그러므로 폐에 질병이 있으면 그 결과가 코에 반영된다.
소화기관의 제일 마지막에 해당되는 대장(큰창자)은 우측 아래쪽에서 시작하여 맹장(盲腸), 결장(結腸, 상행 결장, 횡행 결장과 하행 결장)과 직장(直腸)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대장의 기능은 주로 소화된 식품의 흡수작용, 화학작용, 배설작용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 결과의 마지막이 대변으로 배출된다.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마지막 종착역이니 만큼 물질의 평형이나 수분의 평형을 맞추어 배설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폐와 대장은 부부 관계이고 경락상 표리 관계에 있으며 오행의 분류로는 금(金)에 속하므로 흰빛과 매운맛은 폐 대장을 도와주는 속성이며 코와 피부, 체모 등이 폐 대장의 주관 하에 있다. 폐와 대장이 허약한 사람은 신장과 방광을 뒷받침하는 힘이 약하고 비장과 위장에 부담을 준다. 또한 심장과 소장의 기운이 너무 왕성한 사람은 폐와 대장이 허약해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한다.
대장에 이상이 있으면 폐 기능 또한 의심해 보아야 한다. 폐 기능이 왕성한 사람은 운동을 좋아하므로 대장에 병이 없다. 천식 환자는 종종 변비나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폐 기능을 호전시킴으로써 대변이 저절로 조절이 된다. 지나치게 비관하거나 근심, 걱정, 좌절, 포기, 절망이 많으면 폐 기능에 장애를 가져와 피를 토하거나, 척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