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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성인 성교육 - 신라의 왕권을 흔든 여인, 미실의 방중술

거룩한씨 성동 2012. 7. 20. 15:03



         
        성인을 위한 성교육
 
신라의 왕권을 휘두른 여인, 미실의 방중술



 
 
“저 소녀가 누군가? 인물이 곱고, 몸매의 태가 나는구나.” 
지소태후가 물었다.  
마침 대궐의 내정으로 노란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고 
사뿐히 가벼운 걸음을 내딛는 소녀가 있었다. 
가르마를 예쁘게 탄 머리털을 뒤로 묶어 내렸다. 
동백 기름으로 다듬은 새까만 두발이 햇빛을 받아 광택이 났다.  
금과 옥으로 만든 주채(珠釵) 를 꽂아 중간을 여민 머리털이 
엉덩이 아래까지 드리워져 시선을 끌었다. 
 


“미실입니다, 태후마마.  이찬 미진부(未珍夫)의 딸입니다.” 
지소태후를 곁에서 모시던 시녀가 말했다.
“지금 몇 살인가? “       
“열 셋이랍니다.”
“인물과 몸매 말고도 출중한 것이 있는가?”
“시를 읊고, 노래와 춤을 잘 춘다고 합니다.  
게다가 향비파(鄕琵琶) 도 잘 켠답니다.”
“그래?  거 참 기특한지고.  
마침 우리 세종전군(世宗殿君) 을 모실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잘 되었군.  저 아이를 나의 처소로 불러 오너라.”
지소태후는 법흥왕과 보도부인(保道夫人) 사이에서 태어났다.  
삼촌인 입종立宗에게 시집가서 삼맥종을 낳았다. 
신라의 궁실에서는 성골의 혈통을 지키기 위해 근친간의 혼인이 많았다. 
남편 입종이 먼저 죽으니, 법흥왕이 박영실에게 재가하도록 만들었는데, 
그녀는 영실을 좋아하지 않았다.  
도리어 대신으로 승승장구하던 이사부를 가까이 하여, 
아들 세종과 딸 황하, 숙명, 송화를 낳았다. 
법흥왕이 후사를 두지 못하고 죽자, 삼맥종이 왕위를 계승하여 진흥왕이 되어, 
그녀를 태후로 모셨다.  
그녀는 그 동안에 아들 세종을 위해 미녀들을 간택하고 있었다.  
지소태후가 간택한 미녀들이 일당에 모였다.  
각자 있는 대로 교태를 부리며, 한 가지씩 재주를 부렸다.  
세종은 미녀들을 눈 여겨 살폈다.  
일곱 번째에 미실이 향비파를 들고 나왔다.  
교자에 비스듬히 앉은 그녀는 악기를 다루는 척하면서, 
치마 사이로 상아처럼 흰 아랫도리를 살짝 비치며 앉았다. 
은은한 향비파 소리에 맞추어, 
그녀는 가냘프면서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세종은 첫 눈에 황홀해짐을 느꼈다.  
도무지 열 서넛의 소녀로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숙성한 자태였다.  
그녀의 연주가 끝나자, 
세종은 미실을 부인으로 택하기로 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 아이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  어마마마, 내실로 허락해 주소서.”
“잠시만 결정을 보류하고, 
이 아이의 내력에 대한 보고를 받아 보도록 하자.”  
지소태후가 그렇게 말하면서, 
시녀를 시켜 미실의 집안 내력을 조사해 온 것을 올리도록 했다.  
보고서를 들여다 보던 지소부인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아니 이럴 수가 있나.  이 아이의 외조모가 옥진(玉珍) 이란 말인가?  
내 철천지원수, 옥진이란 말인가? 이 아이는 안되겠다. 
아무리 네가 마음에 들어 해도, 옥진의 외손녀와는 짝 지을 수 없단다.  
내가 옥진과 얼마나 다투었었는데.” 
신라의 궁정에는 왕비를 공급하는 계통이 둘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나는 진골정통(眞骨正統) 인데, 지소태후는 바로 이 진골정통의 종녀였다. 
한편 다른 또 하나의 혈통은 대원신통(大元神統)이라고 했는데, 
바로 옥진이 당대의 대원신통 종녀였다.  
이 두 혈통은 대를 이어 왕실의 종주권을 다투어 왔고, 
왕비를 번갈아 배출해 왔었다.  
옥진의 아들 비대(比臺) 와 지소의 아들 삼맥종이 
법흥왕의 뒤를 잇는 왕위를 다투었기 때문에, 
지소와 옥진은 이중 삼중으로 대립관계에 있었다.  
 
 

 


마침내 미실은 궁실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미실은 그 길로 외조모인 옥진을 찾아갔다.  
미실은 스스로 대원신통의 다음 종녀가 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할마마마,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제가 오늘 세종전군의 부인으로 간택되었다가, 
할마마마의 외손녀라고 하여 쫓겨 왔습니다.  
할마마마, 어떻게 해 주소서.”  
미실은 옥진의 치마 폭에 매달리며 엉엉 울었다.  옥진이 말했다.
“아가.  울지 말아라.  네가 그 따위 녀석 한데 몸을 맡길 것이 아니니라.  
앞으로 많은 사내를 상대하며, 
우리 대원신통을 크게 진작해 나가야 할 몸이다.  
나와 함께 여기서 살면서, 많은 비법을 배우도록 하라.”
옥진은 위화랑(魏花郞) 의 맏딸이었다. 
위화랑은 소위 마복칠성(摩腹七星) 의 하나로 법흥왕 때에 
일세 풍월주가 되었다.  옥진은 골품이 없었다. 
어머니는 법흥왕의 정비인 보도부인(保道夫人) 의 아우 오도(吾道) 였다.   
옥진은 먼저 박영실(朴英失) 에게 출가했다가, 
법흥왕의 총애를 받고 측실이 되었다.  
자태가 고운 여자로 방중술(房中術) 에 능했다.  
그녀의 방중술은 천축의 경전 카마수트라와 
진(晉) 나라의 성전(性典) 소녀경(素女經) 을 익혀서 
발전시킨 것이었다.  
카마수트라는 천축의 힌두교도들이 개발해 온 방중술교범이었다.  
옥진의 집에서 기거를 하게 된 미실은 
새벽부터 외조모의 헌신적인 지도를 받았다.  
옥진은 미실에게 일렀다. 
“모름지기 여인은 남자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크게 된단다. 
천축에서 온 성전 카마수트라에서는 
세상에는 가장 중요한 것에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 첫째는 정신적으로 높은 경지에 이르는 것으로 
달마(dharma) 라고 하지.  
다음이 알타(artha) 라고 해서 부자가 되거나 
귀한 지위를 얻는 성공을 뜻한다.  
마지막이 (카마kama) 인데 남녀간의 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단다.  
너는 지금부터 내게서 남자를 다루는 법을 배우도록 하거라.”
“할마마마,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면 될 것이 아닙니까?  
무얼 그리 배울게 있겠습니까?”
“무슨 소리.  달마나 알타보다, 
카마가 사람 사는데 제일 큰 영향을 준단다.  
하나하나 소홀히 하지 말고 열심히 배우도록 하거라.”
다음 날 아침 미실이 다시 옥진에게 와서 물었다.
“할마마마, 성전은 어찌 천축에서만 가지고 왔습니까?  
중국은 천축보다 가까운데, 그 나라에는 이런 책이 없습니까?”
옥진은 미실의 총기에 놀랐다.  
‘이 아이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구나.’  
이렇게 속으로 뇌까린 옥진이 눈을 깜박거리며 말했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속 눈썹이 길게 들어나서 
그녀의 큰 눈에 매력을 더했다. 
“중국에는 전국시대에서 한나라와 웨이(魏), 진(晋)을 거치면서 
전해 오는 책이 있는데, 소녀경(素女經) 이라고 하지.”
“소녀경은 어떤 책입니까?”
“중국 삼황오제(三皇五帝) 의 한 사람인 복희씨를 섬긴 음악가, 
소모(素模) 의 딸과 황제(黃帝) 사이에 음양도(陰陽道) 에 관해 
대화한 것을 적은 책이 소녀경이란다.  
소녀는 뒤에 선녀가 되어 선계(仙界) 에 살면서, 
총각의 정기를 흡수해서 불로불사하게 되었단다. 
방중술의 권위자지. “
“방중술이 무엇입니까?”
“방중술이란 방사의 방법과 기교를 말한다.  
방사란 남녀가 잠자리를 함께 하는 일을 말한다.  
이 역시 차차 자세한 걸 알게 해 주마.” 
옥진 스스로가 방중술의 대가였다.  
그녀는 뛰어난 방중술로 법흥왕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자기가 개발한 기교를 전수해서, 
미실을 신라 궁중을 좌우할 수 있는 여걸로 키울 생각이었다. 
미실이야 말로 대원신통을 계승하여, 
지소태후의 진골정통을 물리칠 수 있는 아이라고, 
옥진은 확신하고 있었다.  
카마수트라에 의해 미실에게 방중술을 가르치면서, 
옥진은 때때로 직접 시범까지 해 주었다.  
그리하여 미실이 쉽게 요령을 터득할 수 있도록 상세히 지도했다.   
“카마수트라에서는 64종의 기교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런 기교를 익히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일이 있단다.  
우선 여자가 훌륭한 아내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잘 해야 한다고 했단다. 
노래 부르기, 춤추기, 악기 다루기, 외국어 지식, 감칠 맛 있게 말하는 법, 
아름답게 말하는 법, 서화, 꽃 꽂이, 요리, 보석 감정, 재봉, 염색, 
식품재료 선별, 돈 아껴 쓰기, 예의 범절, 몸을 정결하게 가꾸기, 
머리 땋기와 물들이기 따위를 잘 해야 한단다.”
“할마마마, 그건 모든 일을 잘 해야 한다는 거 잖아요. 
그래야만 좋은 아내가 된다면, 전 아내가 되지 않을래요.”  
미실은 그런 자질구레한 일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남자만 유혹해서 자기 사람을 만들어, 노예처럼, 애완동물처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재주를 배우고 싶었다.  
그러자 한 달 전에 초경을 했을 때에, 
어머니가 일러 준 말이 머리에 떠올랐다.  
“ 미실아, 너도 이제 처자가 되는구나. 
총각들과 사귈 때 조심하거라.”
‘무엇을 조심하라는 거야?’ 
미실은 어머니의 조심하라는 말이 궁금해서 
가슴이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했다.
“차차 알게 되겠지만, 
처자는 무엇보다도 몸단속을 잘 해야 하는 게다.  
아무 총각이나 어울려서는 안되지.”
 

 
 


미실의 어머니인 묘도(妙道) 는 옥진과 박영실 사이에 태어났다.  
일찍이 법흥왕이 옥진과 약속하기를 
만약 옥진이 아들을 낳으면 태자로 삼고, 
딸을 낳으면 빈으로 삼겠다고 했었다.  
옥진이 묘도를 낳는 바람에 법흥왕은 그녀를 빈으로 삼았다.  
그런데 법흥왕의 양기가 너무 센데 비하여, 
묘도는 음혈이 좁아서 법흥왕의 양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마침내 묘도는 내침을 당했고, 2세 풍월주인 미진부를 만나 
사랑에 빠져 낳은 딸이 미실이었다.  
“이제부터 진짜 신경을 써야 할 대목이 나온다.  
주의해서 들어라.  한 눈 팔지 말고.”  
옥진은 미실의 손을 잡으며 속삭였다.  
“젊은 처자가 사내를 맞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여러 가지가 있단다. 
먼저, 사내의 생각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몸짓으로 사내를 받아들일 것임을 알리며, 
사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하고. 
자기의 부끄러운 부분을 가볍게 건드리는 것을 허락해 주고, 
손으로 애무하듯 긁어 주거나, 입으로 물어 주기도 하고.  
바지의 단추를 끄르고, 사내의 부끄러운 부분을 세워 
노출시킬 줄도 알아야 한단다.   
그런 뒤에 공을 들이며, 몸을 섞고 정을 통하는 거야.  
사내를 즐겁게 해주고 흡족하게 만들어야 하거든.  
너도 흡족해야 하지만 사내도 불만이 없어야 하지. 
때로는 화 난 척도 해야 하는데, 금시 화를 풀면서 
삐진 사내의 기분을 풀어 줄 줄도 알아야 한단다.  
졸리는 사내를 잠재우며, 부끄러운 부분을 
감추어 주기도 해야 하지.”
미실은 옥진의 설명에 두 볼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옥진이 설명해 주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미실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네 가지 더 배워야 할 재주가 있단다. 
사내가 너를 버리고 떠나려 하면, 눈물 젖은 눈으로 쳐다보면서 
사내가 너를 버린 것을 뉘우치게 만드는 재주. 
관심이 없어진 사내를 욕을 하면서도 다시 유혹해서 
붙들어 놓을 수 있는 재주, 
사내가 그래도 떠나려 하면, 
절대로 놓치지 않고 한사코 따라 가는 재주.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래도 떠나는 사내는 
다시 돌아오고 싶어지도록, 넋을 놓고 바라보는 
아쉬워하는 자태를 짓는 재주란다. 
이런 모든 기교를 잘 익히면 성숙한 여인이 될 수 있으며, 
왕이나 낭도들의 존경과 찬양을 받아 
부귀와 영화를 누릴 수 있게 된단다. 
이런 재주를 익히면 비록 소박 맞은 아낙이나 과부라 하더라도, 
살아 나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게 될 것이니라.” 
옥진의 가르침은 대단히 진지했다. 
미실은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온 몸을 귀로 삼아 들었다.   
다음 날도 옥진의 강의는 계속되었다.  
“이번에는 방사의 자세에 대하여 알려 주마.  
카마수트라에서는 64가지 자세를 가르치고 있지.  
대체로 자세는 잉태를 하기 쉽도록 골라야 하는 법이다.  
결코 무리해서 낙태가 생겨서는 안 되거든. 
짝 짓는 두 사람이 모두 즐기려면, 
건강하고 체격이 걸맞아야 하지만, 
체격이 더러 차이가 나더라도, 서로 노력해서 
밀착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해 나가면 만족할 수 있게 되지.” 
옥진은 64가지 자세를 하나하나 그림을 그리면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어떻게 하면 사내를 녹일 수 있는지, 
그 비법을 예를 들어 설명해 나갔다.  
젊은 사내, 건장한 사내, 병약한 사내, 중늙은이, 늙은이, 
치밀한 사내, 음탕한 사내, 등등 남자의 형태를 
여럿 상정해서 각각 다루는 법을 지도했다. 
“쾌락을 얻는 데에는 양물(陽物) 과 음혈(陰穴) 의 크기가 
상관되지 않거든. 
마땅한 자세를 취하면 모두 최고의 황홀경에 이를 수 있단다.  
예를 들면 암사슴 자세가 있지. 
이 자세는 사내가 말처럼 생겼을 때에도 
그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이지. 이렇게 말이야.
그리고 암코끼리 자세가 있는데, 
코끼리처럼 큰 여인과 토끼처럼 작은 사내도 
암코끼리 자세를 쓰면 둘이 다 만족하게 된단다. “ 
64종의 자세와 가축의 짝짓기 동작을 분석해 주다가 보니, 
여러 날이 지났다.  이윽고 옥진은 이런 말로 마무리 했다.
“미실아, 모든 행동이 즐거워야 하는 거야.  
결코 고통이 생겨서는   안되지.  
고운 이부자리를 깐 침실에 향을 피우고, 
모든 잡념을 떨쳐버리고 방사에 들어가야 한단다.  
처음에는 손가락과 혀, 이와 입술, 그리고 손을 써서 
오랫동안 그리고 부드럽고 다정하게 상대를 잘 애무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차차 몸 속 깊숙한 곳에서 희열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때까지, 
서로 애무를 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단다.  
특히 아낙의 경우에는 음혈 속 깊이 샘물이 솟을 때까지, 
애무를 계속하도록 사내를 유도해야 한단다.  
충분히 심신이 준비된 뒤에 몸을 섞도록 해야 하거든. 
몸을 섞을 때에도 결코 서두르지 말고, 
8천(淺) 2심(深) 의 호흡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천이라 함은 손가락 한마디의 길이만큼 삽입하는 것을 말한단다. 
9천 1심에서 1천 8심까지의 방식이 있으나, 
8천 2심이나 7천 3심을 보통 활용한단다.  
일을 끝내고 마무리 할 때에도, 바로 몸을 떼지 말고, 
함께 앉아 사랑을 속삭이면서, 
맛 있고 영양분이 있는 음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단다. “ 
미실이 옥진과 함께 지낸 지 한 달이 지났다. 
사다함이 대궐로 들어왔다. 
사다함은 미실보다 두 살 위인 열다섯 살이었다.  
아버지는 구리지(仇利知) 이고 어머니는 금진낭주(金珍娘主) 였다. 
구리지가 출정해서 집을 비우자, 
금진낭주는 남편의 부하인 설성(薛成) 과 정을 통해 
설원랑 {薛原郞)을 낳았다.  
그래서 젖이 불어 애를 먹고 있었다.  
마침 진흥왕 왕비인 사도부인(思道夫人) 이 동륜(銅輪) 왕자를 낳자, 
그 유모로 금진낭주가 궁궐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 때 사다함도 어머니를 따라 대궐에 들어왔다.  
그런데 사도부인이 왕자를 낳고 3개월이나 왕의 근접을 허락하지 않자, 
진흥왕이 금진을 취하게 되어 난성공주 {暖成公主) 를 낳게 되었다.  
대궐에서 만난 사다함과 미실은 첫 눈에 반했다.  
열다섯 살의 사다함은 얼굴이 갸름하고 콧날이 우뚝한 소년이었다.  
이찬 비조부의 아들 문노(文弩) 에 사사하여 격검을 배우고 있었다. 
나이에 비하여 키가 웃자라고 근골이 갖추어지기 시작했다.  
미실 또한 타고 난 미모에 풍만한 몸매에다 
외조모 옥진의 단련으로 방중술마저 익힌 처자였다.  
두 사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서로를 찾았다.  
몇 달이 꿈 같이 흘러 갔다.  
9월이 되자 5세 풍월주가 된 사다함이 병부령 이사부의 부장으로 
낭도를 거느리고 대가야로 출정했다.  
미실은 사다함을 전별하고 난 뒤, 
다시 우울한 나날을 외조모 옥진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옥진이 미실을 보고 말했다.
“그 동안 내가 보니, 
너는 사다함과 운무의 정을 나누느라 세월이 가는 줄을 모르더구나. 
이제 사다함이 출정하고 없으니, 규방이 쓸쓸하겠지.  
나와 함께 이번에는 소녀경을 살펴보지 않겠는가?”
미실에게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또 있을 수 없었다.  두 말 없이 승낙했다.  
 “너는 이미 카마수트라도 익혔고, 사다함과 많은 체험도 나누었으니, 
이번에는 이 소녀경을 가지고 가서 읽어보고, 
나와 다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사흘을 줄 터이니 읽어보고 오너라.” 
미실은 사흘 동안에 소녀경을 두 번, 세 번 읽어서 거의 전문을 외웠다.  
다시 만난 외조모에게 이번에는 미실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할마마마, 이 경서는 노자의 도교에 중국 고래의 의술을 접한 것이라, 
카마수트라와는 또 다른 오묘한 이치가 담겨 있습디다.  
음양교접의 비법을 터득하여 건강과 쾌락, 
그리고 불로불사를 성취하는 데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 
갖가지 강정 보양제의 처방까지 가르쳐 주니, 
이 보다 좋은 교과서가 달리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첫 장부터 잘 읽어 보아야 하느니라.  
첫 장에 어떤 말이 있던가?“
“예, 마마. 황제가 몸이 쇠약해지는 것을 걱정한 질문에 
답한 구절 말이지요? 
본래 사람이 쇠약해지는 까닭은 음양 교접의 도리가 
잘 못되었기 때문이라 했지요.  
남자는 불이고 여자는 물인데, 여자가 남자보다 넘치게 되면, 
물이 불을 끄는 이치와 같이 남자는 맥을 못 추게 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남녀의 교접은 한 솥에 끓이는 찌개처럼 
여러 가지 기교를 잘 섞어야 하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이치를 잘 터득하고 있는 사람은 몸을 상하지 않고 
최고의 쾌락을 이룩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몸을 망가뜨리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음양 교접은 정말 조심스럽게 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옥진이 물었다.
“불로장생하는 길에 대해서는 뭐라 썼던가?”
“황제가 불로장생하는 길에 대하여 물었을 떼, 
소녀는 채녀라는 선녀의 얘기를 들어 답했답니다.  
채녀는 하나를 물으면 열 가지를 답할 정도로 
영리하고 아름다운 선녀인데, 
팽조라는 선인에게서 방중술의 비법을 배웠답니다.  
채녀가 이 비법을 왕에게 시험해서 큰 효험을 봤답니다.  
팽조가 전수한 비법 가운데에는 강정약이 있었어요.
 팽조는 양생술의 하나인 도인(導引) 의 법을 완성하고, 
강정약을 복용해서 젊은 모습을 회복한 선인이지요.  
팽조는 항상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력 낭비를 삼가고, 정신수양과 더불어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면 
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교접의 도리를 모르고 약을 먹으면, 
아무런 효험이 없을 것이다.  
남녀가 결합하여 한 몸이 된다는 것은 
마치 하늘과 땅이 함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늘은 아래를 덮고 땅은 밑에서 받치는 법이니, 
이런 음양의 이치를 알면 오래 살수 있는 길이 열린다.’ 라고 
했다는 거지요.”
“약재가 많다지?  
생약으로 어떤 것을 쓰면 정력이 강해진다고 했는가?”
“선녀의 우두머리인 서왕모(西王母) 가 
음혈에 대추를 재어 두었다가 꺼내어 왕에게 주었더니, 
왕이 금시 원기를 회복했다고 합니다. 
그런 특수한 것도 있지만, 약재의 으뜸은 녹각(鹿角)이라고 합니다. 
사슴의 어린 뿔을 녹용(鹿茸)이라 하고, 
성장한 것을 녹각이라고 하지요.  
녹각을 태운 가루를 녹각상, 사슴의 음경을 녹경이라 해서, 
모두 약재로 쓸 수 있다고 팽조가 말했습니다. 
 

 
 


또한 생지황 (生地黃) 을 청주에 담아 말린 것을 찧어 
가루로 내어10푼을 마련하고, 
계지(界地) 2푼, 감초(甘草) 5푼, 출 2푼, 건칠(建黍) 5푼을 섞습니다.  
이렇게 마련한 약재를 찧어 분말로 만들고 체로 쳐서 혼합한 약재를, 
식후에 한 술씩 하루 세 번 복용하면 회춘을 하게 된다는 얘기도 
적혀 있습니다.  
나이가 75세가 된 노인으로 흰 머리에 등을 구부리고 걷던 자가, 
이 약재를 복용해서 삼십 대의 남자처럼 허리도 펴고 
검은 머리가 나며 얼굴에 윤기가 나서, 
정력이 엄청 세진 일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밖에도 감초, 두충(杜沖), 숙지황(熟地黃), 인삼(人蔘) 등 
많은 약재가 정기를 강하게 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황제처럼 천하를 다스리고 정치를 주도하는 사람은 
보통 많은 처첩을 거느리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몸을 상하지 않고 여러 사람을 상대할 수 있다고 하는가?” 
옥진은 미실이 얼마나 철저히 공부를 했는지 알고 싶어서, 
방사에서 양기를 아끼는 방법에 대하여 질문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소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접함에 있어서는 마치 깨지기 쉬운 기왓장이나 사기 그릇처럼 
상대방을 다루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몸은 황금이나 구슬처럼 귀한 것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여자가 쾌감을 느껴 몸부림을 치면, 
서둘러 교접을 중지하고 가능한 한 정액을 아껴 
사정하지 않도록 해야만, 
여럿을 상대하고도 오래 건강히 살 수 있습니다.’ 라고 했답니다.” 
미실의 답은 청산유수처럼 막힘이 없었다. 
“그럼, 구기구법(九氣九法)이란 무엇이지?” 
“구기는 여성의 9가지 기운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 첫째는 폐기(肺氣) 인데, 여자가 숨을 크게 쉬고 침을 삼키기 시작하면, 
폐기에 이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기(心氣)와 비기(脾氣)를 거쳐 신기(腎氣) 가 되면 
분비물이 흘러 매끄러워집니다.  
다음으로 골기(骨氣) 와 근기(筋氣) 가 발동하면 
발로 상대를 휘감게 됩니다.  
그러다가 혈기(血氣) 와 육기(肉氣) 가 발동하면, 
온몸을 애무하게 된답니다.  
마침내 구기(九氣) 에 이르러 온 몸으로 쾌감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적절한 방법을 써서 
이런 아홉 가지 기운의 변화가 일어나도록 만드는 것을 구기라 합니다.”   
“그럼 구법은 무엇인가?”
“구법은 구구지도(九九之道) 라고도 합니다.  
음양의 교접에는 아홉 가지 기본 자세와 서른 가지의 
기교를 쓰게 된다고 했습니다. 
무릇 교접을 하고자 할 때에는 남자가 사지(四至) 를 거쳐 
여자의 구기를 만들어 내어야 하는 법입니다.  
사지라 함은 화기(和氣), 기기(肌氣), 골기(骨氣) 신기(神氣) 를 말하는데 
남자의 신체적 변화 단계를 가르치는 말입니다. 
교접의 자세에는 아홉 가지 기본자세인 구법(九法) 과 
적극적으로 성적능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여덟 가지 자세인 팔익(八益), 
그리고 일곱 가지 소극적인 치료를 위한 자세, 칠손(七損) 이 있습니다. 
구법의 대표적인 것에 용번(龍翩) 이 있는데, 
이는 용이 나르는 듯 정면에서 공격하는 자세입니다.  
이에 비하여 호보(虎步) 는 호랑이처럼 배후에서 공격하는 자세이고, 
원박(猿博) 이라는 자세는 상대의 두 발을 어깨에 메는 자세로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세라고 합니다. 
구법, 팔익, 칠손이 각각 수십종의 변형이 있어서, 
각자의 신체조건이나 건강상태를 감안해서 적절히 적용해야 
건강하고 장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쾌감의 정점에 도달하는 것을 
지연시키는 일입니다.  
교접을 하더라도 사정을 하지 않는 방법인 환정(還精)을 정확하게 적용해야만, 
가장 뛰어난 방중술을 터득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만하면 되었다.  
이제 너는 방중술의 이론은 거의 통달한 것 같으니 
앞으로 잘 활용해서 우리 신라의 궁중에서 주도권을 추구해 나가도록 하거라.”  
옥진은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는 투로 미실을 칭찬했다. 

<각주>
미실(美室) : (549~606):  신라 시대에 방중술을 이용해서 3명의 왕과 4명의 왕자, 
화랑과 연인 계를 맺고, 정치 권력을 잡은 여걸
향비파(鄕琵琶) : 향악기의 한 가지. 신라 때 창제한 비파의 일종. 
다섯 줄과 열 개의 기둥으로 되어 있음.
카마수트라: (Kama Sutra) 4세기에 인도에서 개발된 성전性典 Vatsyayana Mallanaga 가 
쓴 것으로 전함. 총 7장으로 64가지 기법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음.
달마dharma:  (산스크리트 語) 법(法). 불교나 힌두교에서 지켜야 할 규범, 법, 덕
<저자> 김영태(曉岩 金永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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