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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시아 아시아인]베트남 중부, 자연문화유산 보고

거룩한씨 성동 2007. 10. 6. 12:11

[아시아 아시아인]베트남 중부, 자연문화유산 보고



다낭에서 후에 가운데에 자리 잡은 길로 바다 구름을 뚫고 지나가는 길이 하이반(Hai Van) 길.


199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된 다낭 근교 미선지방의 참유적지.
후에·호이안·미선 유네스코서 지정… 고대왕국 유적지 역사기행도 만끽

베트남의 도시 하면, 수도 하노이와 베트남 경제의 중심지 호치민(옛 사이공)을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 많이 알려진 베트남의 관광지
하롱베이도 손꼽을 것이다. 수도 하노이와 하롱베이는 베트남 북부지방에, 호치민과 구찌, 메콩강은 남부지방에 있다. 하지만 베트남을 제대로 관광하고 싶다면, 역사가 살아 숨쉬고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중부지방이 제격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베트남의 세계 자연문화유산은 후에(1993년), 하롱베이(1994년), 호이안(1999년), 미선(1999년) 모두 4곳이며 이중 하롱베이를 제외한 3곳이 바로 베트남 중부지역에 있다.

베트남 중부 지방의 최대 상업도시 다낭(Da Nang)은 천연항구로 과거부터 동서 무역의 중계지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2~15세기에 걸쳐 이 지역을 지배한 참(Cham)족의 참파왕국이 있던 곳이다. 다낭 근교 미선(Mi Son) 지방은 참파왕족의 유적지가 남아 있다. 벽돌로 만든 참유적은 인도의 영향을 받은 힌두교적 요소에 베트남 불교 양식을 가미한 모습이다. 1000년을 누린 이 왕조는 15세기 북부 베트남에 밀려 남쪽으로 쫓겨난 뒤 멸망했다. 다낭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호이안(Hoi An)은 마을 전체에 역사의 향기가 묻어 있다. 15세기부터 19세기 무렵까지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 거점으로 서구 상인은 물론 중국 화교, 일본인들이 마을을 형성해 거주했다. 그로 인해 중국적 색채에다 일본식, 베트남식이 더해진 멋진 건물들이 곳곳에 많이 남아 있다.

참파왕국의 중심지 다낭에서 역사를 거슬러 북쪽으로 100㎞ 떨어진 후에(Hue)로 여행을 떠나보자. 다낭에서 후에에 이르는 길은 바다 구름을 뚫고 지나가는 길인 하이반(Hai Van) 길이다. 고개 정상은 구름과 맞닿아 있고 고갯길의 발치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굽이굽이 고갯길은 참으로 절경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평생에 한번은 꼭 가봐야 할 50곳’으로 뽑은 곳이기도 하다. 후에에 도착하면 시계는 다시 19세기 베트남 응우엔(Nguyen) 왕조로 돌아간다. 후에는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웬 왕조(1802~1945)의 도읍지로 많은 유적지와 유물을 간직한 고도의 도시다.

‘한번은 가봐야 할 50곳’ 중 하나

베트남에서 가장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후에를 꼽는다. 시내 중앙에 유유히 흐르는 흥강(Song Huong: 향수의 강)을 중심으로 멀리 후에의 외성에 들어서면 웅장한 국기게양대와 시간을 잊은 채 잠들어 있는 대포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성인 왕궁을 만난다. 중국의
자금성과 유사하나 베트남 특유의 건축양식을 느낄 수 있는 태화전(太和殿)이라고 불리는 궁궐이다. 후에는 궁궐뿐 아니라 각기 특색 있는 황제의 묘를 관광할 수 있다. 여러 황제의 묘 중 가장 아름답고 특징적인 묘는 민망 황제(1820~1841), 뜨득 황제(1848~1883), 카이딘 황제(1916~1925)의 묘일 것이다.

민망(Minh Mang) 황제의 묘는 가장 장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느낄 수 있듯이 자연경관과 건물, 조각들이 어우러져서 한폭의 그림 같은 정경이 펼쳐진다. 쭝민(Trung Minh) 호수를 둘레로 민망왕의 무덤에 이르는 길까지 아름다운 자연과 건축의 조화미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뜨덕(Tu Duc) 황제는 응우엔왕조를 가장 오랫동안 통치한 지도자다. 그는 문학에 심취했고 철학과 동양 역사에 해박한 전문가였으나 통치자로서 그는 실패했다. 묘는 그의 생애를 반영해 주듯 시적이고 자유로우면서 애수가 담겨 있는 듯하다.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카이딘황제의 묘는 20세기 초 베트남 건축 예술의 대표로 베트남과 유럽문화가 혼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입구에서 느껴지는 유럽
고딕양식의 건축풍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티엔딘(Thien Dinh) 궁에 들어서면 그 벽화의 화려함과 섬세함에 놀란다. 벽과 제단이 모두 도자기와 유리의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매우 화려하고 황홀한 모습이다.

해변도시 ‘나짱’ 천혜의 자연조건

후에에서 베트남 역사여행을 마무리하고 해변의 도시 나짱(Nha Trang)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나짱은 베트남 남부와 중부지방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아름다운 해변과 1년 중 300일 이상이 맑은 천연의 자연조건을 갖춘 관광도시다. 월남전 당시 백마부대 주둔지로 우리나라에서는
나트랑(영어식 발음)이라고 더욱 알려져 있는 도시다. 해변 쩐푸(Tran Phu) 거리 옆으로 5㎞ 정도 직선으로 이어진 모래사장과 야자수나무는 이국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특히 나짱 해안의 20개 섬들은 아름다운 리조트로 개발 중이며, 연중 스킨스쿠버와 스노쿨링의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들 리조트들은 대부분 수 ㎞에 달하는 개인 해변을 소유하고 있어 현지인들의 방해를 받지 않은 채 망중한을 만끽할 수 있다. 나짱뿐 아니라 무이네(Mui Ne), 다낭에는 아름다운 중부해안의 리조트가 분포해 있다.

베트남 중부지방 사람들은 북부 하노이만큼 딱딱하지도, 남부 호치민만큼 닳지도 않다. 베트남 중부지방, 역사의 자취만큼 전쟁의 흔적도 크다. 아름다운 다낭과 나짱의 해변에도 웅장한 후에성에도 여기저기 전쟁의 상처가 남아 있다. 미라이(My Lai) 지방 양민 대학살과 미군 폭격으로 부서진 후에성은 베트남 역사의 아픔을 말해주고 있다. 필자가 근무했던 퀴논(Quy Nhon) 시가지 중심부에는 이국만리에서 한국의
팔각정 정자를 볼 수 있다. 베트남 중부를 여행하며 베트남의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지길 권한다.

권원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위원> happy@etri.re.kr
출처 : 말씀과불의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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