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 소장의 생리-신명과 혈맥의 주관자
심장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인간의 생명활동을 주관하는 가장 중요한 장기이다. 오행에서 심(心)이란 용어는 단순히 해부학적인 심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떻던 이 심장과 그 기능이 비슷하거나 같다고 생각되는 조직과 기관들은 모두 오행으로 보면 화(火)에 속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장(小腸), 혀, 혈맥, 정신적인 사유(思惟)등이다. 인체에서 심장은 `간의 위, 폐의 아래에 12 - 15 cm 길이에, 폭이 약 9cm 가량이고 무게는 약 300 g 정도로서 수축했을 때는 자기의 주먹만한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심장은 신체의 각 부분에 동맥을 통해 깨끗한 피를 보내 주는 일과 정맥을 통해서 피를 받아 들이는 끊임없는 순환작용을 반복하고 있다. 심장의 박동운동에 의해 동맥으로 피를 내보내는 일과 정맥을 통해 흡수하는 일이야 말로 심장이 맡고 있는 유일한 임무인 것이다. 이와 같이 심장에 의한 끊임없는 피의 순환을 통하여 내부적인 조직의 활동과 외부적인 신체의 활동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전신의 구석구석에 있는 수십 조(兆)에 달하는 세포에 공급하며, 산소도 공급하여 체온을 유지시킨다.
이것은 우리 인체가 살아갈 수 있는 원천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이며, 아울러 대사(代謝)에 의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설 시키는 작용이기도 하다.
생리적으로도 심장의 운동과 소장의 운동은 비슷하다. 심장의 운동이 자동적으로 박동운동을 하는 것처럼, 소장의 진자(振子), 분절(分節), 연동(연동)운동도 거의 자동적으로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 수행되는 것이다. 소장에서 영양분과 수분, 찌꺼기를 분리하여 각 장기로 보내는 것이나 심장이 영양분을 동맥혈을 통하여 온몸에 분배 시키고 정맥혈을 폐에 보내는 기능 등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여 그 속성이 같은 것으로 분류한 것이다.
심장과 소장은 부부 관계이면서 경락상 표리 관계에 있으며 오행의 분류로는 화(火)에 속하므로 붉은빛과 쓴맛은 심 소장을 도와주는 속성이며 혀와 맥이 심 소장의 주관 하에 있다. 심장과 소장이 허약한 사람은 비장과 위장을 뒷받침하는 힘이 약하고 간장과 담낭에 부담을 준다. 또한 신장과 방광의 기운이 너무 왕성한 사람은 심장과 소장이 허약해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한다.
심장에 질병이 생기면 소장에도 그 영향이 미친다. 따라서 신경을 과도하게 쓰면 소장에서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게 되어 소변이 붉은색으로 나오게 되거나 쌀뜨물처럼 탁하게 된다. 또한 심장에 열이 있으면 혀가 붓거나 헐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 소장에 열이 전해져서 소변이 짧으면서 붉은 혈뇨가 나타난다.
주로 기쁨의 감정을 주재하고 있는 장기가 심장이지만 이 감정이 너무 지나쳐도 심장병의 원인이 되며 시기, 질투, 비난, 무시, 불평, 불만, 수다 또한 심장의 기능이 약해지므로 항상 적당한 감정의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